남파랑길

남파랑길 6코스 (2020-05-23, 강서구 송정공원 → 진해구 제덕사거리)

보꾸미 2020. 5. 25. 13:57

골프 때문에 2주 쉬고 다시 걷는다. 와이프는 여전히 잘 따라오고 있다. 드디어 부산을 벗어나 창원으로 들어왔다. 사는 곳이 창원이다보니 집에서 멀긴 해도 우리 동네 마실 나가는 느낌이 들어 편했다. 부산 코스들은 번화한 도시의 주요한 해안가를 돌았기 때문에 뭔가 대단히 많은 볼거리들이 있었는데, 부산 외곽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난 5코스부터는 아름답기는 해도 "우와, 사진 찍어야지~"라고 impact를 주는 곳은 훨씬 줄었다.

 

  • 코스가 14km쯤 되는데, 램블러 기록을 보니 4시간이 채 안걸렸다. 부산의 코스들이 좀 길어서 5시간~6시간씩 걷다가 4시간도 안 걸으니 매우 가뿐하다. 다음 코스는 11km 밖에 안 되니 그냥 나들이 나오듯이 걷고 돌아가면 될 것 같다. 하하하.
  • 용원신항 회센터 부근을 지날 때 제비를 보았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에서 보던 제비를 못본지 벌써 수십년은 된 것 같고, 그래서 제비는 더이상 우리나라를 찾지 않는 철새가 되어버린 줄 알았었는데, 어떤 식당 처마 밑에 제비집이 있었고, 새끼 제비에게 먹이를 물어 나르는 부모 제비가 분주히 들락거리고 있어서 너무 반가왔다.
    그 순간 내 머리속은 초등학교 다녔던 40년 전으로 워프되었고, 그때 살았던 진해시 여좌동의 단독주택, 퇴근하시던 아버지가 타고다니던 오토바이가 당당당당 거리며 비탈길 올라오던 소리, 플라스틱 슬레이트 아래 있던 제비집과 비둘기집, 매일 아침 해가 뜨면 시끄럽게 구구구 울어대던 비둘기 소리, LP를 통해 노래가 흘러나오던 전축의 턴테이블 바늘, 나무계단으로 되어있던 다락, 마당에 심어져있던 수국과 백합의 냄새로 가득차 버렸다.
  • 웅천왜성 옆을 지났지만, 코스에서 떨어져있어 둘러보지는 않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보는 걸로. 그리고 곧 안골 초입의 진해유치원 앞에서 진해바다70리길을 만났다. 이어지는 길은 예전에 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 처음으로 걸었던 진해바다70리길을 되짚어 오는 코스였다. 기억에 있는 길을 다시 걸으니 익숙함에 맘이 편안했다.
  • 아마도 한 20년쯤 전이었겠지만, 흰돌메공원에서 바다를 바라볼 때는 경관이 좋았다. 매립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넓은 바다를 메우는 공사현장도 제법 장관이었던 것 같고, 더 멀리 바다도 시원하게 잘 보였으니까. 지금은 이미 매립이 완료된 땅에 재미없이 똑같은 공장 건물만 빼곡하고, 커다란 냉장창고가 시야를 가로막고 있어서 예전과 같이 좋은 느낌이 없다. 아쉽다.
  • 거의 종점에 다와서 갑자기 길을 틀어서 웅천읍성을 들렸다오게 되어있다. 내 고향이 진해이고, 지금 창원에 살지만, 웅천읍성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몇년 동안 이름만 들어보다가 올해 2월에 일부러 마음먹고 찾아가보고는 기대 이상으로 잘 보존되어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랬던 곳이다. 규모는 굉장히 작아서 1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아담한 곳이다. 큰 기대를 할 것도 없지만 가보면 실망도 하지 않는 그런 곳이다.
  • 현재 6코스는 14.1km이고, 7코스가 10.8km인 것과, 6코스의 약 13km 지점에 웅천읍성이 있는 것, 그리고 현재 종점인 제덕사거리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것 등을 감안하면 6코스 종점은 웅천읍성으로 옮기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걸음을 램블러로 기록하니 15.3km이다. 중간에 화장실 들리면서 기록측정을 멈췄어야 했는데 그걸 또 깜빡해서 실제와 약간의 오차가 있다. 그래도, 뭐. 이정도야~

www.ramblr.com/web/mymap/trip/326516/2108440/

 

남파랑길 6코스

활동 : 걷기 | 소요 시간 : 3h 50m 15s | 거리 : 15.3 km (9.5 mi) | 총 획득고도 : 214 m (702 ft) | 최고점 : 48 m (157 ft) | 평균 속도 : 4.5 km/h (2.8 mi/h)

www.ramblr.com

 

송정공원 5코스 끝나는 안내판과 이 안내판은 사실 나란히 같이 있으면 좋겠다. 실제는 약 100m 쯤 떨어져 있는데, 관리 지자체가 달라서 그런가?

 

용원신항 회센터를 지날 무렵 주변 식당 처마 밑에 제비가 열심히 들락거리고 있었다. 줌 걸어놓고 사진 찍을 타이밍 잡느라 한참 서있었다.

 

집 주변에 이런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집에서 여기까지 강아지를 데리고 오기는 너무 멀다.

 

예전에는 내가 학생 때도 이런 찻집은 분위기 있고 좋다 생각했지만,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이런 찻집을 어떻게 느낄까, 궁금하다.

 

이 집은 참 맘에 든다. 위치도, 건물도, 차고도, 정원도, 조경도.

 

저 산을 넘어온 고압선은 이 거대한 타워에서 지하로 들어가버린다. 그 다음은 어디로 가는걸까?

 

황포돛대 노래비 옆의 나무다. 노래비보다 나무가 더 멋드러지게 생겼다.

 

설명 오른쪽 발자국에 노래듣기 스위치가 있지만 고장나서 작동하지 않는다. 유튜브로 검색해볼 수 밖에 없다.

youtu.be/UwEC31ptdZ4

 

흰돌메공원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이곳은... 신항 부지에 아무것도 없던 20여년 전에는 멀리 보이는 바다가 좋았지만, 지금은... 좀 별로다.

 

진해에 이정도까지 볼만한 성곽이 있었다는 사실을 올해 처음 알았다. 이 웅천읍성은 규모는 작지만 보존 또는 복원이 잘 되어있어 보기가 좋다.

 

옹성과 성문이 그럴듯하다. 성곽 주변으로 담장을 치고 사람들 접근을 못하게 막지 않고, 아무나 성곽 위로 올라가볼 수 있는 점이 더 친근하다.